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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 잃어버린 고리
Gnar, the Missing Link
(975RP/6300IP)
나르는 분노를 활용하는 챔피언으로 메가 나르로 변신, 원거리와 근거리를 오가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습니다. 미니 나르는 뛰어난 기동성과 원거리 공격을 가할 수 있으며, 메가 나르는 강인한 체력과 CC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플레이어가 변신할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인 전투를 펼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 스킨
공룡 나르 (975RP)
배경 스토리
정글은 어리석은 것들에겐 자비를 베풀지 않지. 부서진 가지 하나쯤이야, 하고 무시하고 돌아다니는 만사태평인 놈들. 어떤 상황에서도 긴장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부주의한 녀석들 말이야.
이 정글은 이미 나한테 접수된 지 오래. 시시한 사냥감들 덕분에 한적하고 지루한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그래, 내가 놈의 흔적을 발견하기 전까진 말이야. 그 커다란 발자국을 통해 녀석의 발톱을 처음 만났지. 필시 언월도처럼 육중하고 날카로울 거야. 거기 걸리면, 사람 따윈 순식간에 반 토막이 날 것 같았다. 드디어 흥미로운 사냥감이 등장한 걸까?
나는 즉시 그놈의 자취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놈이 지나간 자리마다 충격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거목들, 영겁의 시간 동안 굳건히 서서 이 땅을 수호했던 나무들이 어지러이 쪼개져 있었다. 조잡한 도끼를 든 멍청한 놈들이긴 했지만 수많은 인간이 이 거목을 베겠다고 찾아와서는 나무 밑동에 상처 하나 남기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토록 단단한 거목들을 가느다란 나뭇가지인 양 짓밟고 지나가다니. 도대체 넌 누구냐?
그놈의 흔적은 신기하게도 계속해서 끊기기 일쑤였다. 지나다닌 곳마다 이렇게 처참한 꼴을 만들어놓고 갑자기 증발한 것 마냥 흔적이 끊기다니. 폭풍같이 휘몰아치다 이슬처럼 사라지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아아! 내가 곧 놈을 마주하리라! 너는 내 인생 최고의 전리품이 되리라!
상상만 해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나무들이 죄다 쓰러져서 생긴 텅 빈 공터에서 시냇물 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났다. 조금 걸었더니 냇가에 다다랐고 거기서 작고 복슬복슬한 주황색 털 뭉치를 발견했다. 녀석은 쪼그려 앉아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멀찍이 떨어져 잠자코 그 자그마한 생명체를 지켜보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작은 물고기 하나가 수면 밖으로 튀어 오르자, 거의 동시에 그 털 뭉치 녀석이 물살을 향해 뛰어들었다. 저 녀석 요들이었어? 꽤 재빠르잖아? 게다가 나름 사냥꾼이라니!
아주 좋은 징조야. 그놈을 곧 찾을 수 있겠군. 놈은 이미 내 손아귀에 든 쥐다.
그런데 이상했다. 냇가로 올라온 고 요들 녀석이 나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녀석은 큰 귀를 쫑긋 세우고, 한 손에는 뼈로 만든 부메랑을 쥐고 있었다. 이윽고 네 다리를 이용해 내 앞으로 달려와서는 뭐라고 자꾸 쫑알대기 시작했다. 뭐라는 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잘 있어라, 나는 사냥감을 찾아 떠나야만 한다. 어린 요들에게서 발길을 돌린 나는 장애물처럼 높은 바위를 훌쩍 뛰어넘어 사냥감의 흔적을 계속해서 추적해 나갔다. 놈의 냄새를 포착하는 데 모든 정신을 집중하자. 눈을 감고 킁킁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괴상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쉽게도 범인은 아까 그 요들 녀석.
이 꼬마가 여기까지 왜 따라온 걸까? 모르겠다. 어쨌든 사냥에 방해만 될 뿐이야. 나는 녀석과 눈을 맞춘 뒤에 손가락으로 저 먼 곳을 가리켰다. 계속 저쪽으로 가라는데도 자꾸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구나. 혹시 못 알아듣는 건가? 강하게 나가야겠군.
한 걸음 물러서서 포효를 내지르자 요들 녀석의 털이 마구 나부끼고 발아래의 땅이 우르르 쾅쾅 울렸다. 얼마 후, 녀석이 고개를 돌리더니 작은 미소 같은 걸 지으면서 내 앞에 부메랑을 들어 보였다. 지금은 이럴 시간이 없어. 난 녀석의 부메랑을 낚아채서, 저 앞에 보이는 나뭇가지 사이로 던져버렸다. 부메랑은 나무의 몸통에 깊이 꽂혔고, 녀석은 곧바로 부메랑을 쫓아 뛰어가 버렸다.
그리고 한 열 걸음 걸었을까? 갑자기 뒤에서 울려 퍼지는 거친 포효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사방에서 바위와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귀가 얼얼할 정도였다. 눈앞에서 거대한 나무 하나가 쓰러지며 내 앞길을 막았다. 나무 몸통에 꽂혀 있는 건 요들 녀석의 부메랑.
등 뒤에선 섬뜩한 으르렁 소리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야말로 어리석었군.